* 다른 극에서 본 적 있는 배우님은 뒤에 ‘*’ 표시를 했습니다. 2019년 10월 5일 19시, TOM 1관. 김우진: 주민진. * 윤심덕: 최연우. 사내: 정민. * ‘결말’ 그 자체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어찌 보면 이 극의 결말은 세 캐릭터 모두에게 정말 아이러니한 것 같다. 먼저 김우진과 윤심덕은 사내의 대본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으로 향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잘 생각해 보면 그 ‘새로운 세상’ 이라는 것은 결국 ‘이 세상엔 없는 곳’ 이다. 사내의 경우는 순서가 반대인데, 그는 두 사람의 그러한 선택으로 인해 자신이 대본으로 쓴 그 결말을 구현하는 데 실패한다. 허나 김우진과 윤심덕의 이야기는 ‘사의 찬미’ 라는 곡과 함께 사람들의 입에 계속 오르내리게 되었고 마침내 이 뮤지컬이 만들어졌다..
* 다른 극에서 본 적 있는 배우님은 뒤에 ‘*’ 표시를 했습니다. 2019년 9월 27일 16시, TOM 1관. 김우진: 정동화. * 윤심덕: 안유진. 사내: 김재범. 보면 볼수록 넘버에 빠져들게 되는 것 같은데 특히 ‘날개가 찢긴 한 마리 물새’ 가 너무 좋다. 세 사람이 다 함께 부르는 후렴 부분의 그 붕 뜨는 것 같은 음이 귀를 꽉 채워 주는 게 자그마치 황홀하기까지 하다. 어쩌다가 넘버에 이렇게 진심이 된 걸까... 이러면 다음 시즌도 또 봐야 되는데...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내가 뭔가를 미처 생각해 내지 못 했다는 것을 알려 준 공연이었다. 시대의 분위기는 그 시대 사람들을 짓누르기도 하지만 파고들거나 스며들기도 한다는 점 말이다. 이 날의 사내는 정말 잘 스며드는 ‘존재’ 였다 (물리적 의..
* 다른 극에서 본 적 있는 배우님은 뒤에 ‘*’ 표시를 했습니다. 2019년 9월 20일 20시, TOM 1관. 김우진: 정동화. * 윤심덕: 최수진. 사내: 정민. * ‘사의 찬미’ 의 원곡인 이오시프 이바노비치의 ‘도나우 강의 잔물결’ 을 찾아서 들어 보았다. 그 결과 실제 인물 윤심덕이 부른 ‘사의 찬미’ 에서는 쓰이지 않은 부분들도 곳곳에 쓰인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의 넘버들이 실제 작곡가의 작품 (특히 피아노 협주곡 제 2번) 을 인용한 것 만큼이나 많이 썼다. 다른 점이라면 이 극의 넘버들은 원곡과 분위기가 정말 많이 다르기 때문에 연주곡 버전이 나온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점 정도다. 이 날의 윤심덕은 정말 누구라도 좋아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사람이었다. 특히 1921년의 그가 그랬다..
* 다른 극에서 본 적 있는 배우님은 뒤에 ‘*’ 표시를 했습니다. 2019년 9월 28일 15시, 군포 문화 예술 회관 철쭉 홀. 프레드: 박상종. 벵상: 황만익. 블랑슈: 강지원. 마리: 한세라 (* 료코 외 역). 릴리: 노수산나. 밥: 이현욱. 대학로에서 공연을 할 때 볼 의향이 분명 있었는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결국 보지 못했다. ‘강박 장애’ 로 분류된다는 공통점이 있는 정신 질환을 가진 캐릭터들이 나오고 장르는 또 코미디인데 이게 큰 문제가 안 될 수 있다는 게 너무 놀라워서 관객으로서도 전공자로서도 궁금해진 것이었고. 늘 그래 왔지만 새삼 호기심의 힘이 이렇게 강하다. 아슬아슬한 내용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실제로도 꽤나 그랬다 (모노폴리를 하자고 해 놓고 막상 실제로 한 게임은 부루마블..
* 다른 극에서 본 적 있는 배우님은 뒤에 ‘*’ 표시를 했습니다. 2019년 8월 24일 19시, TOM 1관. 김우진: 정동화 (* 생텍쥐페리 역). 윤심덕: 정연. * 사내: 김재범. 이 극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지만, 뮤지컬을 보다 보면 그나마 즐거운 넘버들에서도 어딘지 모르게 ‘이 상황을 즐거워 해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 이 든다. 이 극의 경우는 ‘도쿄 찬가’ 넘버가 그렇다. 윤심덕이 양산을 쓰고 나와 활짝 웃으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도 나는 도저히 웃을 수가 없다. 그리고 동시에 그에게는 그 가사가 진심이었을 거라는 생각까지 하자니 실로 안타깝다. 사실 이 극 자체가 이러한 아이러니를 내포한다. 통상적으로 언급하는 자체가 터부시 되고는 하는 죽음을 오히려 찬미하여 실행에 옮기는 이야기..
* 다른 극에서 본 적 있는 배우님은 뒤에 ‘*’ 표시를 했습니다. 2019년 7월 31일 16시, TOM 1관. 김우진: 주민진 (* 안토니오 역). 윤심덕: 정연 (* 병사 4 역). 사내: 정민 (* 갈릴레오 역). 원래 입소문이 파다하면 궁금해서라도 관심 정도는 갖게 된다. 나에게는 이 극 또한 그런 경우이다. 도대체 무엇이 그토록 매력적이어서 이렇게 꾸준히 올라오는 건지 궁금했다. 그래서 조용히 전체적인 내용을 감상하고자 뒤쪽 자리를 잡아 보러 갔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정말 간단한 실화에 가상의 인물인 ‘사내’ 를 추가함으로써 상상력을 극대화 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원래 실화 기반 극들이 요약을 하면 좀 심하게 간단해지는 경향이 있기는 하다). 이러다 보니 사내가 도대체 어떤 존재인지가 ..
* 다른 극에서 본 적 있는 배우님은 뒤에 ‘*’ 표시를 했습니다. 2019년 5월 19일 18시, 드림 아트 센터 1관. 루트비히: 테이. 청년: 이용규 (* 윤명렬 역). 마리: 김소향 (* 타이틀 롤). 발터 외: 차성제. 피아니스트: 강수영. * 한 달 넘게 고민하다가 바로 전날에 예매했다 (이러면 표를 취소할 수도 없으니 웬만하면 하지 않는 것을 권한다). 초연 때 못 봤던 마리 역 배우님을 정말 딱 한 번만 보고 싶어서였다. 인간적이고 감정이 풍부하며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잃고 싶어 하지 않아 하던 마리 스클로도프스카 박사님이 너무 인상 깊어서 더더욱 그랬다. 게다가 2층 자리였으니 심리적 거리감을 만들기도 편할 테고 - 아무튼 계획 자체는 정말 완벽했다. 마리 역 배우님만 신경 쓰느라 내가 ..
* 다른 극에서 본 적 있는 배우님은 뒤에 ‘*’ 표시를 했습니다. 2019년 5월 8일 16시, 예스 24 스테이지 2관. 갈릴레오: 백형훈. 윌리엄: 최민우. * 카타리나 넘버 - ‘아이 엠 어 댄서’. 스페셜 커튼 콜 - ‘프톨레마이오스’. 이 날은 할인권 때문에 2층 자리를 잡았다. 을 2층에서 보기는 했지만 그건 딱 한 번 본 거라서 이미 1층에서 본 극을 2층에서 본다는 게 어떤 건지 잘 몰랐다. 결론이 어떠냐면, 한 번쯤은 해 볼 만 한 일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우선 공연장 천장 곳곳에 달아 놓은 별을 나타내는 전구 조명들, 재판관의 목소리나 프레디가 나올 때면 조명을 받는 한가운데의 얼굴 조각을 오늘에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고개를 돌릴 필요도 없는 정도의 거리에서 시야 방해도 안 받아..
2019년 1월 19일 15시, JTN 아트 홀 1관. 루트비히: 이주광. 청년: 박준휘. 마리: 김려원. 발터 외: 차성제. 피아니스트: 강수영. 이 날 표는 지금까지 이 극장에서 앉아 본 곳 중 가장 앞 자리였다. 맨 앞 줄은 아니지만 애초에 그렇게까지 갈 생각도 없었으니 상관은 없다. 그래서인지 몰입이 가장 잘 된 편이었다. 이 날은 좀 즐겁게 볼 수 있었다. 어째서인가 고민을 해 봤는데, 마리에 초점을 맞추고 봐서 그랬던 것 같다. 실은 그럴 만도 하다 - 내가 이 날 배우님의 마리를 많이 좋아하니까. 현실에 존재하기 어려운 종류의 캐릭터라는 점은 충분히 잘 알지만 이 분의 마리는 정말 믿기지 않을 만큼 밝고 따뜻하며 강한 사람이다. 그래서 좀 행복한 ‘만약에’ 를 상상해 보는 일이 쉽다. 그리고..
2019년 1월 26일 19시, JTN 아트 홀 1관. 루트비히: 이주광. 청년: 김현진. 마리: 김지유. 발터 외: 함희수. 피아니스트: 강수영. 너무 말이 안 되게 대단한 회차여서 지금 글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 내 자리는 12월 29일에 앉은 그 자리였고 이 표는 나의 마지막 표였다. 를 종일 보던 날 밤 공연에 온 그 감이 이 날에도 왔는데, 이번에는 청년 역 배우님이 등장하자마자 자신의 과거를 바라보던 시선 - 안타까움과 두려움을 화로 덮어 둔 그 시선에서부터였다. 이 극은 물론 절대 가벼운 극이 아니다. 그렇지만 특히 더 무겁고 어렵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는데, 바로 청년 루트비히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그렇다. 라스트 네임을 잠시 잊고 생각해 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