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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회전 극

<톡톡> 삼연

루나 in Learning 2019. 10. 3. 02:12

* 다른 극에서 본 적 있는 배우님은 뒤에 ‘*’ 표시를 했습니다.

 

201992815, 군포 문화 예술 회관 철쭉 홀.

프레드: 박상종.

벵상: 황만익.

블랑슈: 강지원.

마리: 한세라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료코 외 역).

릴리: 노수산나.

: 이현욱.

 

대학로에서 공연을 할 때 볼 의향이 분명 있었는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결국 보지 못했다. ‘강박 장애로 분류된다는 공통점이 있는 정신 질환을 가진 캐릭터들이 나오고 장르는 또 코미디인데 이게 큰 문제가 안 될 수 있다는 게 너무 놀라워서 관객으로서도 전공자로서도 궁금해진 것이었고. 늘 그래 왔지만 새삼 호기심의 힘이 이렇게 강하다.

아슬아슬한 내용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실제로도 꽤나 그랬다 (모노폴리를 하자고 해 놓고 막상 실제로 한 게임은 부루마블이었다는 게 그나마 번안한 내용이구나 싶었다). 아마 이 날 관객 중에 내가 가장 덜 웃은 사람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캐릭터들의 증상으로 인해 극 자체가 꽤나 소란스러운 편인 데다 특정 캐릭터의 언행이 상당히 불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캐릭터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아예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아니어서 나는 괜찮았지만.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좋았던 것은 이 내담자들이 자신의 증상을 가진 상태에서 살아가 보려고 노력한다거나 (블랑슈) 애 써 웃어 넘기려고 해 본다거나 () 자신의 고통을 직접말한다거나 (프레드와 릴리) 하는 장면들을 보여 줬다는 점이었다. 사실 그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전공 공부를 하다 보면 수많은 사례들과 실험들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사례 이야기가 나올 때면 늘 마음이 무거워진다. 비록 교재에 이니셜 (아주 가끔은 이름) 로만 나와 교수들의 설명과 학생들의 공부에 쓰이지만 그들에게도 분명 개인으로서의 삶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된다. 이 지점을 무겁지 않게 생각해 볼 수도 있다는 걸 느꼈다.

만약에 다시 올라온다면 틈틈이 볼지도 모르겠다. 좀 더 곱씹고 싶기 때문이다. 텍스트 자체를 따지는 나에게는 어쩌면 연극이 더 잘 맞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문제가 있다면 나는 좋은 넘버도 포기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텍스트가 좋은 뮤지컬이 나오는 게 답인데, 말이야 쉽지...

 

- 릴리와 밥이 사이가 좋았고 그게 정말 귀여웠는데,그래... 내담자 둘이 사귀는 거니까 이중 관계도 아니네... 예쁘게 잘 지내라...’ 라는 꽤 묘한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정말 어쩔 수 없는 전공자인 모양이다.

- 내가 이 극이 정말 좋은 극이라고 생각한 것은 나의 한 가지 해석이 공식 설정임을 전제로 한다 (검색을 해 봤더니 그게 공식 설정인 모양이다). ‘특정 캐릭터가 정말로 그러한 증상을 겪는 환자이다라는 해석이다. 매우 강한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이 이상 말할 수가 없다. 나도 설명하기 어렵다는 게 아쉽다.

- 이 극의 새로운 시즌이 다시 올라온다고 한다! 몇 번 정도 더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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