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19년 1월 19일 15시, JTN 아트 홀 1관.
루트비히: 이주광.
청년: 박준휘.
마리: 김려원.
발터 외: 차성제.
피아니스트: 강수영.
이 날 표는 지금까지 이 극장에서 앉아 본 곳 중 가장 앞 자리였다. 맨 앞 줄은 아니지만 애초에 그렇게까지 갈 생각도 없었으니 상관은 없다. 그래서인지 몰입이 가장 잘 된 편이었다.
이 날은 좀 즐겁게 볼 수 있었다. 어째서인가 고민을 해 봤는데, 마리에 초점을 맞추고 봐서 그랬던 것 같다. 실은 그럴 만도 하다 - 내가 이 날 배우님의 마리를 많이 좋아하니까. 현실에 존재하기 어려운 종류의 캐릭터라는 점은 충분히 잘 알지만 이 분의 마리는 정말 믿기지 않을 만큼 밝고 따뜻하며 강한 사람이다. 그래서 좀 행복한 ‘만약에’ 를 상상해 보는 일이 쉽다. 그리고 좀 더 개인적인 이유가 있다면, 이 날 마리는 베토벤의 음악을 좋아한다는 게 많이 느껴져서도 있다... 이건 전에 말했던 것 같지만 아무튼 그렇다.
지쳤느냐고 묻는다면 반 쯤은 그러한데, 가끔은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고 이 극을 조금 더 보는 것도 거기에 포함될 것 같다. 어쩔 수가 없다. 할 이야기는 너무 많아서 오히려 정리가 되지 않고 있는데 조금 있으면 시즌 자체가 끝난다. 동선이나 무대 자체, 그래서 이 극이 정확히 무엇인지 (회상? 편지? 주마등?), 배우님들의 해석이 내 입장에서 어떻게 느껴졌는지, 머릿속에서 계속 맴돈다. 그냥 커튼 콜의 마지막 순간 - ‘운명 교향곡’ 의 첫 마디에 맞춰서 지휘봉을 휘두르며 암전이 되는 그 순간이 지나면 마지막 박수를 치고 공연장을 나오면서 그저 극을 더 보고 내용을 고민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다 아는 내용이면서 이러고 있는 건 좀 심각하다고 하겠지. 그건 다 아는데 어쩔 수 없다. 내가 이 사람의 작품을 (그리고 사람 자체까지도) 왜 사랑할 수밖에 없는지 어렴풋이 알 것만 같아서 그렇다. 사실 영원히 답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정도면 일단은 충분하다.
- 원래 16일 표가 있었다. 그런데 다른 사정도 있고 너무 무리하는 것 같기도 해서 두 시간 전에 재 관람 도장은 내가 찍고 표는 아예 드리는 식으로 나눔을 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생기면 표는 받으시는 분께 드릴 생각이다. 표 값을 낸 건 나지만 그 회차를 실제로 보고 기억에 남기는 건 그 분이니까.
'리뷰 > 회전 극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 재연 (0) | 2019.08.29 |
---|---|
<최후진술> 재연 (3회차) (0) | 2019.06.03 |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 초연 (7회차) (0) | 2019.05.01 |
<최후진술> 재연 (2회차) (0) | 2019.04.28 |
<최후진술> 재연 (1회차) (0) | 2019.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