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극에서 본 적 있는 배우님은 뒤에 ‘*’ 표시를 했습니다. 2020년 8월 3일 20시, 네이버 TV 온라인 중계. 종우: 안재영 (* 김우영 역). 수현: 임진섭. 상태: 신창주 (* 카츠로 아버지 외 역). 승우: 조현우. 다인: 안지환 (* 신석구 역). 지훈: 황순종. 이 극에 대해 물으면 다들 좋은 극이라고 말은 하면서도 트리거와 관련된 경고를 꽤 많이 했다. 하필이면 그 트리거가 될 만한 요소들 중 일부는 내가 실제로 겪은 적이 있는 일이라 더 보기 꺼려졌다. 그럼에도 결국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 라고 말한다면 분명 괜찮은 극이기는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중계를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동안 내가 각별하게 잘 봐 온 극들의 주된 내용이나 메시지를 한 데 합쳐 놓았다는 느..
내 전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야기 - 정신 질환 (mental disorder) 을 분류하는 기준에 따르면 류순호는 (극 중 다른 캐릭터들의 생각과 달리) ‘미치지’ 않았다. 우리가 흔히 ‘미쳤다’ 라고 부르는 상태는 정신증, 그 중에서도 주로 조현병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현실 판단력 - 즉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을 하는 능력 - 에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류순호의 경우 전쟁 상황 (특히 ‘악몽에게 빌어’ 넘버에서 나온 형이 눈 앞에서 총에 맞아 죽은 일) 에서 흔히 나타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는 것이며 이것은 신경증, 특히 불안 장애로 분류된다. 그래서 형이 죽을 때의 상황을 계속 꿈으로 겪고 있는 것이고 (이로 인해 잠을 잘 못 자는 것도 포함된다) 어디서..
본격적으로 공연의 재미를 알기 전이라고 해서 아예 본 게 없지는 않다. 많은 것들이 그러하듯 나에게도 그 즐거움은 스며드는 식이었으니까. 슬픈 게 있다면 그렇게 스며드는 동안에 재미있게 본 공연들이 잘 기억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중간이 뚝 잘려 나간 느낌이다. 기억과 알코올의 공통점이 바로 이것이다. 잘 날아간다는 점 말이다. 예를 들어 을 본 기억은 1막 마지막 넘버인 ‘나는 야한 여자’ 가 끝나고 뭔가 엄청나게 강한 인상을 받았다는 느낌이 거의 마지막 기억이다. 2막 내용은 줄거리 이상으로 남은 게 별로 없다. 몇몇 넘버들의 후렴구가 좀 열심히 생각해 보면 기억날까 말까 하기는 하지만. 거의 4개월 뒤에 다시 본 는 더 심각하다. 이야기 자체도 음악도 분명 많이 즐기기는 했는데 사실상 달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