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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극

<마리 퀴리> (1회차)

루나 in Learning 2018. 12. 31. 01:03

* 다른 극에서 본 적 있는 배우님은 뒤에 ‘*’ 표시를 했습니다.

 

2018122820, 대학로 예술 극장 대극장.

마리 퀴리: 임강희.

피에르 퀴리: 박영수.

루벤: 조풍래.

안느: 김히어라 (* <베르나르다 알바> 어린 하녀 역).

조시: 김아영.

: 장민수.

아멜리에: 이아름솔.

밴드 마스터 - 서은지.

키보드 - 황선명.

드럼 - 황성용.

클라리넷 - 정현철.

첼로 - 유예림.

 

우선 자리 이야기부터 하겠다. 내가 소극장 위주로 다녀서 그런 것일 텐데, 뒷자리를 잡은 게 문제가 아닐 정도로 무대와 객석이 멀었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가까웠고 배우님들이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대략 알 수는 있어 다행이었지만.

캐릭터 구성은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 진리를 추구하는 자 (마리) 와 진실을 추구하는 자 (안느), 그 두 사람을 돕는 자 (피에르) 와 방해하는 자 (루벤). 내가 마리를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다가 거의 마지막에 사람의 밀도는 돌보다 작고 통나무보다 커요라는 대사에서 장렬하게 실패하긴 했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캐릭터 구성은 정말 좋았다. 특히 루벤이 도통 속내를 알 수 없는 악역이라는 게 좋았다. 왜냐 하면 악역의 속내를 이해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극을 보면서 마리를 이해하는 게 사실 정말 쉽지 않다... 그래도 연구 윤리가 확립되기 이전 시대니까 웬만해서는 마리를 탓하고 싶지는 않다. 대신 작가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악역도 아닌 실존 인물 이야기를 하고 제목도 그 사람 이름으로 할 거면 좀 이해를 할 만한 캐릭터로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다. 애초에 라듐 걸스 이야기까지 같이 하는 시점에서 그건 어렵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학기 초에 전공 과목 개수만큼 듣는 연구 방법론과 연구 윤리를 복습하는 기분도 들었다. 특히 마리가 변인을 따지는 모습이라든가 라듐이 생체에 미치는 영향관련 실험 일지를 그대로 넘버로 만든 장면이 있어서 더 그랬다. 어쩌겠는가? 내가 과학을 전공하는데 이 정도는 예상을 했어야 했다.

하나 더 - 커튼 콜 인사 순서가 캐스팅 보드와 상당히 안 맞는다는 느낌이었다. 캐스팅 보드 순서는 맨 위에 적은 대로인데, 커튼 콜은 언다크 공장 직공들 다음에 루벤, 피에르, 안느, 마리 순서다. 다음에 다시 올린다면 어느 한 쪽으로 맞춰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캐스팅 보드에 맞췄다가는 기껏 여성 서사로 극을 만들어 놓고도 좋은 소리 못 들을 터이니 커튼 콜에 맞추는 게 나을 것 같다.

 

- 예의 상 기립을 할 생각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커튼 콜 촬영이 허용되는 공연은 그게 쉽지가 않다...

- 안느 역 배우님은 <베르나르다 알바> 때에도 노래를 정말 잘 하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때와 달리 이번에는 주로 저음이 많은 넘버를 부르셨다. 강단 있고 신념이 가득한 캐릭터라는 느낌이 들어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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