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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극에서 본 적 있는 배우님은 뒤에 ‘*’ 표시를 했습니다.
2018년 11월 17일 15시, 안산 문화 예술의 전당 달맞이 극장.
빈센트 반 고흐: 김경수 (* <인터뷰> 싱클레어 고든 역).
테오 반 고흐: 박유덕 (* <라흐마니노프> 타이틀 롤).
왜 예매를 했는지 정말 기억이 안 나는 거 보니 아무래도 표 값이 너무 싸서 눈이 돌아갔던 모양이다. 그리고 결과적인 이야기지만 과에서 학술제를 했는데 그게 바로 이 공연 전날이었다. 요컨대 나의 11월 관극 스케줄은 대체로 뭔가를 끝낸 직후이게 된 셈이다... 좋긴 했는데 참 피곤했다. 밖에 나갈 일이 없는 날에는 아예 아무것도 안 하다시피 할 정도다.
우선 무대가 새하얗다. 정말이다. 그냥 새하얗다. 이 새하얀 무대에 그 때 그 때 고흐의 그림들이나 적절한 배경들을 빔 프로젝터 쓰듯 띄워 주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어차피 (대단히 사실에 입각해 있는) 전기 극이라 ‘무엇을’ 보다 ‘어떻게’ 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이건 좀 취향이 많이 갈리겠다 싶었다. 그리고 나는 예전에 고흐 작품을 좋아했고 그가 실제로 테오에게 보낸 편지들을 묶은 단행본을 읽기도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이 있기도 했고 - 아주 예전이긴 했지만.
이 날 나는 내가 빈센트 역 배우님의 목소리를 꽤 좋아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생각해 보니 이 배우님은 벌써 세 작품 째라 슬슬 인정할 때가 되기도 했다... 게다가 두 분의 합이 정말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극이 분명히 더 예전부터 있던 작품이었던 데다 내가 이 배우님들의 <라흐마니노프> 를 볼 때 이 정도까지 느껴지지는 않았는데.
그렇지만 이 극에서 가장 좋았던 건 사실 아몬드 나무 그림이다. 나는 평소 고흐의 짙은 파란색을 정말 좋아했는데 옅은 파란색의 아름다움은 이 그림을 보고서야 알았다. 결론은 잘 봤다는 거다. 그 그림의 아름다움을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참 좋았다.
- ‘사람을 닮은 그림’ 넘버가 정말 대단히 신나는 편이어서 (실은 거의 이 넘버만 그랬다) 정말 얼떨결에 중간 박수를 치게 되어 버렸다. 그것도 곡도 다 안 끝났는데! 그나마 다행인 건 그랬던 사람이 참 많았다는 것과 배우님들이 당황하지 않았다는 거 정도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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