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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15일 20시, 세종 문화 회관 M 시어터.
안나: 유리아.
브라운: 박은석.
로렐라이: 홍우진.
도로시, 바이올렛: 김국희.
존슨: 원종환.
코렐 외: 정다희.
줄리아 외: 허순미.
메리 외: 이다정.
앤디 외: 윤정열.
잭 외: 안창용.
헨리 외: 김승용.
앙상블: 김상균, 황두현, 김우석.
영상이나 낭독이 아닌 정말 공연을 보러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조금 기대를 많이 했었고 이 극은 충분히, 아니 정말 좋았다. 이 글에서는 주체적인 여성의 서사를 갈망해 오던 이들의 열광과 좀 거리를 두고 싶다... 사실 내가 여성 서사라는 이유만으로는 어떤 이야기를 좋아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맥락을 제외하고도 이 극이 훌륭한 극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이 극을 예술가의 형성기로 이해했다. 그 예술가가 여성이다 보니 여성 서사와 겹치는 부분이 많긴 했지만. 어느 예술가가 자기 안에 담겨진 이야기를 표현할 방법을 찾아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내고 그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실은 안나와 브라운의 관계가 사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에 일부 장면들이 미묘하기는 했다. 어쩌면 내가 그런 식의 사랑에 잘 이입하지 못해서일지도 모르고. 많이들 그랬겠지만 차라리 ‘로렐라이’ (본명일 수는 없으니까) 가 브라운보다 더 좋았다. 배우님의 해석이 그를 더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든 듯도 했다.
아무튼 안나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나는 많이 행복했다. 특히 1막 마지막 넘버인 ‘나는 야한 여자’ 가 끝나고 인터미션이 시작되는 순간의 그 기분은 정말이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 어떤 말로도 그 때의 몰입을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안나의 솔직함과 당당함이 너무 좋았고 또 부러웠다. 그래서인지 이 극을 보고 나서 오랫동안 접다시피 한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그래서 안나와 로렐라이에게 살짝 고맙기도 하다.
- ‘로렐라이 언덕’ 의 멤버들이 머리에 하나씩 꽂고 있는 깃털은 사실 그들의 깃펜이다. 멋진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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