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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극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 (1회차)

루나 in Learning 2018. 10. 4. 23:06

201892820, 대학로 아트원 시어터 2.

엠마: 정연.

스톤: 고상호.

미아: 박지은.

버나드: 이상운.

 

이 극에 대해 내가 알고 있던 사전 정보는 친구 (<라흐마니노프> 리뷰에서 이야기 한 그 친구) 노년 여성 성장물이라고 알려 준 게 다였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이 극의 내용에 대해 그 이상은 말하지 않아서 극장에 갈 때까지도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사실 이게 정말로 성장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엠마를 제외한 모든 캐릭터의 정체에 대한 해석이 조금은 열려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버나드가 로봇이어도 말이 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었다). 밝은 편에 속하는 초반 분위기도 좋았다. 넘버는 건드려야 할 게 제법 되므로 영화 이야기신기한 일이지넘버가 마음에 들었다고만 말하겠다. 자세한 건 기억관련 리뷰에서 할 것이다.

엠마 역 배우님이 여러 가지로 연기를 정말 실감나게 해서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도 좀 났다 (그렇게 유쾌한 기억은 아니었다) - 예를 들면 거동이 불편하다든가 목소리와 악센트라든가. 반면 창고에서 찾아 낸 하얀 숄과 빨간 구두를 신은 엠마는 정말 그 옛날 그 숄을 처음 두르고 구두를 처음 신던 때로 돌아간 것 같은 모습이었고. 이 대비를 강조하기 위해 그렇게 해석을 한 건가 싶었다. 스톤은 로봇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달달했다. 좀 적응이 안 되기도 했다.

스톤을 포함해서 이 모든 게 엠마의 환상이라는 의견도 있었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게 환상이라면 마지막에 문을 다시 여는 엠마의 현실성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게 엠마의 주마등이라는 해석은 좀 더 설득력이 있지만 <최후진술> 과 너무 겹쳐서 내키지 않기도 하고.

다른 극이 생각 났던 포인트도 이야기 해 보겠다. 엠마가 나가!’ 하고 소리 칠 때는 <라흐마니노프> <최후진술> 이 생각 났고 숨을 크게 들이쉬어 보라는 대사가 나올 때는 <라흐마니노프> <인터뷰> 가 생각 났다. 기억과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고민하려는데 이런 게 생각 나는 것도 웃기기는 하지만... 아닌가? 점화 기억이니까 아주 생뚱맞지는 않은 건가? 내 전공은 이게 정말 묘하다. 웬만한 거는 무슨 이야기를 하려 해도 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거.

 

- 2층도 맨 앞 줄이면 꽤 괜찮다는 걸 깨달았다. 내 허리는 괜찮지 않았지만 말이다.

- 넘버를 피아노로 연주할 수 있도록 한 악보를 주는 날이었는데 (내가 받았던 곡은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였다), 나는 악기 연주를 못 하기 때문에 이 극을 보는 (그리고 다른 악보를 받는) 친구에게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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