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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하의 모든 내용은 클래식 음악에 한정되며 나는 공감각자가 아니고 이것은 대체적인 경향일 뿐임을 밝히겠다.
나는 현악기 연주를 들을 때 한기를 느끼고 목관악기 연주를 들을 때 온기를 느낀다. 여기서 피아노는 현악기로 간주한다. 금관악기는 그 소리를 확실하게 들어 본 일이 별로 없어 잘 모르겠다.
그 외의 요소들도 이 ‘체감 온도’ 에 영향을 미친다. 곡이 빠르면 서늘하고 느리면 따뜻하다. 저음이든 고음이든 그 악기 음역의 끝에 가까우면 차갑고 날카로우며 중간이면 따뜻하고 부드럽다. 강한 연주는 소름 돋게 차갑고 부드러운 연주는 훈훈하게 따뜻하다. 조성의 경우는 확실치가 않다. 그런데 가 단조나 다 단조는 대체로 차갑다.
물론 가장 강한 것은 악기의 종류이다. 해석에 따라 다른 모든 게 바뀌어도 악기 편성은 재편곡을 하지 않는 이상 바뀌지 않으니까.
간단히 결론을 내리자면 내가 좋아하는 곡들은 온도가 꽤 낮다. 차가움과 서늘함 사이 어딘가를 오간다. 그 사이에 약간의 따스함이 감돈다.
2018년 2월 5일, 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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