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9일 15시, JTN 아트 홀 1관. 루트비히: 이주광. 청년: 박준휘. 마리: 김려원. 발터 외: 차성제. 피아니스트: 강수영. 이 날 표는 지금까지 이 극장에서 앉아 본 곳 중 가장 앞 자리였다. 맨 앞 줄은 아니지만 애초에 그렇게까지 갈 생각도 없었으니 상관은 없다. 그래서인지 몰입이 가장 잘 된 편이었다. 이 날은 좀 즐겁게 볼 수 있었다. 어째서인가 고민을 해 봤는데, 마리에 초점을 맞추고 봐서 그랬던 것 같다. 실은 그럴 만도 하다 - 내가 이 날 배우님의 마리를 많이 좋아하니까. 현실에 존재하기 어려운 종류의 캐릭터라는 점은 충분히 잘 알지만 이 분의 마리는 정말 믿기지 않을 만큼 밝고 따뜻하며 강한 사람이다. 그래서 좀 행복한 ‘만약에’ 를 상상해 보는 일이 쉽다. 그리고..
2019년 1월 26일 19시, JTN 아트 홀 1관. 루트비히: 이주광. 청년: 김현진. 마리: 김지유. 발터 외: 함희수. 피아니스트: 강수영. 너무 말이 안 되게 대단한 회차여서 지금 글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 내 자리는 12월 29일에 앉은 그 자리였고 이 표는 나의 마지막 표였다. 를 종일 보던 날 밤 공연에 온 그 감이 이 날에도 왔는데, 이번에는 청년 역 배우님이 등장하자마자 자신의 과거를 바라보던 시선 - 안타까움과 두려움을 화로 덮어 둔 그 시선에서부터였다. 이 극은 물론 절대 가벼운 극이 아니다. 그렇지만 특히 더 무겁고 어렵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는데, 바로 청년 루트비히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그렇다. 라스트 네임을 잠시 잊고 생각해 보면 ..
이 이야기는 원래 2회차 리뷰에 쓰려다가 샬롯 이야기를 더 길게 하기로 하면서 뺐다. 나는 이 극을 보면서 만약에 루치오 사제가 왼손잡이 캐릭터라고 생각한다면 정말 대단한 이야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우선 기독교에서는 성경 구절을 근거로 하여 왼쪽이라는 방향과 염소라는 동물을 악마라는 관념과 결부시켜 놓은 유구한 역사가 있다. 또한 극 중에서 ‘손’ 에 대한 묘사를 제법 많이 하고 있다 - 파가니니의 손 (‘뼈만 남은 커다란 손 / 뒤틀려 버린 관절들 / 남들 몰래 절뚝이며 걷지’), 그리고 루치오의 트라우마에 해당하며 ‘마녀의 손’ 이라고만 불리는 인물 (“굽어진 손, 움켜쥔 손, 마녀의 손!”). 그들이 남들과 다른 존재로 취급되고 마침내 악마라느니 마녀라느니 하며 몰려서 억울한 일을 당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