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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회전 극

<최후진술> 재연 (2회차)

루나 in Learning 2019. 4. 28. 20:34

* 다른 극에서 본 적 있는 배우님은 뒤에 ‘*’ 표시를 했습니다.

 

2019년 4월 3일 20시, 예스 24 스테이지 2관.

갈릴레오: 백형훈.

윌리엄: 최민우 (* <명동로망스> 장선호 역).

카타리나 넘버 - ‘아이 엠 어 댄서’.

스페셜 커튼 콜 - ‘내가 죽는다’.

 

걱정이 될 정도로 재미있었다. 걱정을 한 건 이러다가 뒷부분 감정이 어떻게 될까 싶어서였다. 왜냐 하면 이 극은 방법이 진지하기만 하지 않아서 그렇지 보기보다 훨씬 진지한 극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그 모든 게 관객들이 캐릭터들과 친해지고 ‘그래도 지구는 돈다’ 라는 피날레를 온전히 받아들이게 하기 위한 것들이었음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정말 다른 느낌이었는데, 우선 이 날의 윌리엄은 정말 대놓고 ‘극작가’ 였고 갈릴레오는 그 동안 이 극의 갈릴레오들에게 없던 종류의 단단함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래서 이 모든 게 윌리엄의 대본이라는 해석이 어떻게 나온 건지 이해할 수 있었던 회차였다. 그 동안 나는 이게 다 (사실상 죽어 있는) 갈릴레오의 주마등이라 생각하고 있었고 대본 해석은 재미있는 의견이라고 생각하며 넘기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좀 비슷한 상황이기는 한데 전혀 다른 분위기로 진행하는 다른 극이 섞여서 다소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하던 참이기도 했고... 그 해석을 이제라도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정말 재미있었다.

또 이 날 윌리엄 역 배우님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이어 나가는 편이어서 - 그 수많은 캐릭터들의 차이를 실감 나게 잘 보여 주셨다 - 처음 봤을 때보다도 더 재미있게 본 것 같다. 지난번까지 보았던 배우님에게서 보였던 ‘극을 음미해 봐야 느껴지는’ 극작가 같음과 갈릴레오를 향한 따스한 시선도 충분히 좋았지만 이 날의 느낌은 정말이지 기대 안 한 종류의 것이라 더 즐겁기도 했고. 그냥 같은 대본으로 이렇게나 다른 캐릭터,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마음에 든다. 이 맛에 계속 공연을 보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갈릴레오 역 배우님이 좀 친절하게 연기를 한 것도 같다. 예를 들면 밀턴이 찾아왔을 때의 장면은 명확하게 회상인데 그 때 병이 들고 시력까지 거의 다 잃은 노인의 모습을 명확하게 보여 준 덕분에 헷갈리지 않을 수 있었다. 자신에게 실망하고 나가 버리는 밀턴을 부르며 회상과 극의 현실을 구분해 주는 게 너무 마음에 들었다. 좀 친절하지 않은 데가 있는 극이라 조금은 친절해도 나쁘지 않다 싶었고 이 정도가 딱인 것 같다.

 

- 공연 시작과 동시에 내가 핸드폰을 껐나 했는데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혹시 전화나 문자 같은 게 오면 어떡하나 하고 두 시간 내내 불안에 떨고 있었다 - 다행히 꺼 놨지만. 평일 공연을 보면서 하는 돌아가는 교통편 걱정이야 늘 하던 거였지만 이래 저래 걱정을 참 많이 한 날이었다.

- 그리고 ‘안녕 내 사랑’ 넘버는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 싫다는 건 아니고, 그냥 많이 달라져서 드는 생각이다. 원래 이렇게까지 웃기지는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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