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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29일 19시, 대학로 JTN 아트 홀 1관.
루트비히: 이주광.
청년: 김현진.
마리: 김려원.
발터 외: 차성제.
피아니스트: 강수영.
극을 보다 보면 흐르는가 여부와는 상관 없이 눈물이 터지는 지점이 있다. <명동로망스> 를 볼 때는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 넘버가 그랬다 (특히 공연 기간 후반에는 더더욱). 이 극의 경우는 마리의 첫 넘버가 지극히 개인적인 눈물 포인트다. 이유는 간단하다. 가사의 내용이 내가 실제 베토벤에게 진심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리가 이 극에서 관객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한다는 감상이 최소한 나에게는 카를 파트 한정이 아니다.
사실 나는 어떤 창작물이 가지는 영향력을 논하는 장면에 약하다. <레드북> 은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이야기였고 <라흐마니노프> 는 ‘내 마음 울리네’ 넘버가 있었다. 이 극의 경우는... 내가 그 힘을 직접 느껴 본 경험이 있는 창작물이었기 때문에 마리의 첫 넘버에 더 확실하게 공감할 수 있었다. 자세한 이야기를 했다가는 이 글이 극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가 될 것 같으니 여기까지만 하겠다.
이제는 프리뷰를 빼고도 청년 역 배우님들을 모두 한 번씩 봤는데, 아무래도 이 극은 청년이 어떤지에 따라 크게 갈리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이 날 청년 역 배우님은 한 달 전에도 봤었는데 내가 알던 그 베토벤의 ‘약한 측면’ 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지난 주에 본 청년 역 배우님은 반대로 내가 알던 그 베토벤의 ‘강한 측면’ 이라고 생각했다. 3주 전에 봤던 배우님은... 사실 이 분 노선을 더 생각해 봐야 한다. 좀 많이 달랐다. 심하게 납득이 안 됐다면 앞으로 그 분 회차를 안 보면 되는 건데, 또 그렇지도 않아서 일단은 한 번 더 보기로 했다. 이 부분은 앞으로 생각할 일이 정말 많으니 여기까지만 하겠다.
요즘 들어 어째 장년 루트비히가 대놓고 마음 고생 내지는 후회를 심하게 하고 있다. 특히 앞부분에서 더더욱. 보고 있자니 정말 별 생각이 다 든다. ‘안 돼... 그런 생각 하면 안 돼... 저 사람이 이따가 조카한테 할 짓을 생각해 봐...’ 뭐 이런 것 말이다. 왜냐 하면 나는 그를 안타까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잘하게 알아듣는 부분들이 추가되면서 이 극은 정말 쉽지 않은 극이 되어 버린다. 물론 요즘 보는 게 다 이렇다 보니 내용을 다 알고 있었던 데다 의상도 딱 내 취향인 여기 정도면 차라리 편하기는 하다. 한 해의 마무리로 볼 만 하냐면 그건 또 아닌 것 같지만.
- 발터 외 역은 이 날로 전 캐스팅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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