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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극

<마리 퀴리> (2회차)

루나 in Learning 2019. 1. 5. 23:26

* 다른 극에서 본 적 있는 배우님은 뒤에 ‘*’ 표시를 했습니다.

 

20191515, 대학로 예술 극장 대극장.

마리 퀴리: 김소향.

피에르 퀴리: 박영수.

루벤: 조풍래.

안느: 김히어라. *

조시: 김아영.

아멜리에: 이아름솔.

: 장민수.

밴드 마스터 - 서은지.

키보드 - 황선명.

드럼 - 황선용.

클라리넷 - 차민규.

첼로 - 유예림.

 

마리 역 배우님들의 노선이 전혀 다르다는 점부터 이야기 해야겠다. 지난번의 마리가 정말로 자연 과학자로서의 모습이 강하게 느껴졌다면 이 날의 마리는 좀 더 인간적이었다. 감정 표현도 더 많았고 가진 것, 주변에 있는 것들을 잃지 않으려는 절박함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기본적으로 실존 인물의 전기적 사실을 근거로 한 극일 때는 그 인물의 인간적이고 상대적으로 약한 측면을 더 좋아하다 보니 오늘이 더 좋았다. 공감하기도 (그나마) 더 쉬웠고

피에르와의 관계성도 그랬다. 지난번에는 두 사람이 함께 연구를 하는 동료라는 느낌이 강했는데, 오늘은 서로 사랑해서 결혼을 한 사이인데 둘 다 자연 과학자이고 같은 주제로 연구를 하는 배우자라는 느낌도 같이 들었다. 이 이야기는... 다른 극에 나오는 마리의 음악 취향 이야기만큼이나 조심스럽게 꺼내고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

이 날은 좀 더 준비를 갖추고 어릴 때 위인전으로 읽은 내용을 머릿속에서 짜 내다시피 떠올려 가면서 봤다. 그랬더니 지난번과 좀 다르게 느껴지는 지점이 있었다. 예를 들면 이 극은 아멜리에와 안느의 캐릭터 설정 - 아멜리에가 안느의 언니이다 - 으로 실존 인물 마리 퀴리가 어떻게 유학 생활을 했는지도 살짝이나마 다루려고 한 모양이다. 정말 그 의도였다면 아멜리에의 비중이 좀 더 높아야 했다고 생각하지만...

언다크 공장 직공들의 이야기도 정말 짤막하고 사소했지만 그랬기에 더 슬펐다 - 조시의 원피스와 쉬는 날마다 갔다는 아이스크림 가게, 폴이 몽마르트르 언덕에 차리고 싶다던 카바레 (어쩐지 하우스 음악이 그런 느낌이더라니), 그리고 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해 폴란드에서 프랑스까지 온 아멜리에. 이들이 라듐 노출로 병사하는 게 극의 전제라서 이 이상 나올 수도 없었겠지만.

이 극이 시의성이 있고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건 인정하겠다. 그런데 내가 이 극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람이었던 것 같다. 가장 슬픈 건 이 이유가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나의 전공 때문이라는 점이다. 마리가 과학자이고 나 또한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이건만 (심리학은 과학이며 나는 이 사실에 대해 어떤 반박도 받지 않을 것이다) 시대와 분야의 차이가 이렇게나 큰 것이었다... 그저 눈물이 날 뿐이었다.

 

- 아무래도 마리라는 이름의 캐릭터는 슬슬 라스트 네임을 붙여 가며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참고로 첫 문단 마지막에 언급한 다른 극에 나오는 마리는 풀 네임이 마리 슈라더이고 가상의 인물이다. ‘이 극의 마리는 아마 작중 표기대로 마리 스클로도프스카라고 부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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