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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상황과 조건이 얼마나 중요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배웠다. 오늘 배운 게 발달 심리학에서 영아의 인지 발달이었는데, 피아제의 이론 중 대상 영속성 (object permanence) 부분이 틀렸다는 것이다. 어떻게 알아냈는가 하면 원래의 ‘찾기 과제’ 가 아니라 ‘기대 위반 (violation of expectation)’ 이라는 방법을 사용했단다. 영아들이 대상 영속성을 알고는 있어도 찾기 과제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정도의 인지 발달을 하지 못 해서일 수도 있지 않겠느냐 하면서 시작한 연구였다고 한다. 교재에 해당 연구가 인용되어 있는 부분을 보니 그렇게 오래 된 것이 아니다 (난 내가 태어난 뒤의 연구들은 오래 되지 않았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피아제 이론을 배우는 다른 분야에서는 반영이 잘 안 된 모양이다. 이 내용 자체를 아예 오늘 처음 들었다.
사실 개론 수업 때 들은 것과 지난 주까지 합치면 세 번이나 들었지만 피아제는 오늘 들은 게 제일 자세하다. 당연하긴 하다. 발달 심리학의 창시자를 다른 분야에서 이 이상으로 자세하게 하겠는가? 그리고 마침 교수님에게 전 조작기인 자녀가 있으셔서 내용이 더 재미있었다.
난 피아제 이론에서 ‘표상’ 과 ‘조작’ 이 그렇게까지 중요한 함의를 가지는 줄은 몰랐지. 온갖 전 조작기 사고의 특징과 그것을 알 수 있는 과제들이 쏟아져 내렸다. 오히려 전 조작기가 지나니 힘이 빠진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특히 마지막에 형식적 조작기의 사고는 가만 들어 보면 소위 과학적 방법론과 딱히 안 다르다. 그리고 가만 보면 이 이론은 아이들의 인지 능력을 과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 부분은 성인 연구자들이다 보니 그렇겠지 싶지만.
이 쪽도 실험 조건들을 수정하니 다른 결과가 나오는 일이 참 많았다. 예를 들면 ‘수 보존 과제’ 의 경우 동전의 개수를 줄이기만 해도 성공률이 유의미하게 올라갔다는 모양이다. 이번 학기 들어 발달 심리 수업은 오늘이 제일 재미있었다. 이제 슬슬 내용이 무르익는 듯도 하고...
2018년 10월 10일, 2018년 10월 17일, 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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