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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극에서 본 적 있는 배우님은 뒤에 ‘*’ 표시를 했습니다.
2020년 1월 18일 14시, 유니플렉스 1관.
한영범: 서경수.
류순호: 박준휘 (*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청년 역).
리창섭: 윤석원 (* <명동로망스> 박인환 역).
신석구: 안지환.
조동현: 조풍래. *
변주화: 손유동 (* <명동로망스> 장선호 역).
여신: 한보라.
이 극의 결말이 어떠한지에 대해 의견이 꽤 갈린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다. 나는 이 캐릭터들이 모두 무사히 살아서 무인도를 나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해피 엔딩이 맞지만 동시에 (이후 실제 역사가 어찌 되었는지를 아니까) 그들이 다시는 만날 수 없었을 거라는 점에서 무척 슬프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날은 내 해석이 어떻게 되든 간에 마지막의 이별 장면이 너무 슬퍼서 다른 모든 걸 덮다시피 한 것 같다...
분위기를 바꿔 보자. 두 번째로 보니 확실히 세부 사항들이 잘 보이고 느껴졌다. 그 중에도 가장 눈물겨웠던 것은 첫 넘버 중간에 ‘누구를 위해 우리는 지금 / 무엇을 위해 서로 또 다시’ 가 느리게 나오는 부분이었다. 지난번에는 전혀 몰랐다. 이게 극의 배경이 되는 6.25 전쟁 자체에 대한 문제 의식을 단 두 행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거기서부터 뭔가가 심히 북받쳐 왔고 이후 완전히 빠져들어서 보게 된 것 같다.
... 아무래도 분위기를 바꾸지 못한 것 같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진짜다. 넘버 이야기를 했으니 대사 이야기도 해야지. 이 극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너도 공기 안 보이는데 들이 쳐 마시잖아.” 이다. 그렇다. 직접적으로 지각되지 ‘않는’ 것을 떠올려서 있는 셈 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우리가 그것을 항상 하고 있기 때문에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슬픈 문제가 있지만 그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왜냐 하면 거기서부터 인간이 인간의 특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항상 실제로 지각할 수 없는 것들을 생각해 내고 그것이 실재한다고 여기며 그러한 전제들 위에서 또 다른 것들을 쌓아 올린다. 그러한 일들은 마치 호흡처럼 진행된다 - 가끔은 사실 그게 호흡과 무엇이 또 그렇게나 다를까 싶어지기도 한다.
- 변주화 역은 이 날로 전 캐스트를 봤다.
- ‘꽃나무 위에’ 리프라이즈 넘버 때 리창섭의 어머니가 정말 말로 표현이 안 되게 대단했다. 방금까지 변주화의 동생이었던 배우님 맞나 싶었다. 아예 얼굴이 달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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