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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 초연 (2회차)

루나 in Learning 2018. 12. 16. 22:40

201812819, 대학로 JTN 아트 홀 1.

루트비히: 이주광.

청년: 강찬.

마리: 김려원.

발터 외: 함희수.

피아니스트: 강수영. * 

 

그렇다. 추천 못 하겠다고 하더니 결국 또 보러 갔다. 생각 외로 마음에 들기는 했기 때문이다.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를 이렇게 만나게 되었다는 점도 그렇고 (오면 어떻게 하냐고 하면서도 진짜로 올 거라고는 절대 생각 안 했다!), 마리에 대해서도 그렇고.

보다시피 청년 역 배우님만 다른데, 지난번의 청년과는 굉장히 딴판이라 좀 놀랐다. 마리를 처음 만났을 때 가끔 존댓말 하는 게 다였으면 말을 꺼내지도 않았다. 지난번 청년 루트비히는 원래 좀 예민하고 까칠한 사람이긴 하지만 상황이 안 좋아서 더더욱 말이 곱게 안 나오는 느낌이었으나 이 날 청년 루트비히는 그냥 그럭저럭 예의 바른 사람인데 상황이 안 좋으니 상대를 배려할 여유가 없어서 저러는 거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게 후반부에 카를로 나왔을 때 엄청난 시너지로 작용한 것 같다. 왜냐 하면 이 날 카를이 너무 착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1820년대라지만 만 16세 청소년이 저렇게 착하면 말이 안 되지 않나 싶을 정도였다.

마리는 분명히 좋은 캐릭터이고 너무 마음에 들기는 한데, 이 캐릭터가 천재라고 생각 되지는 않는다. 적어도 내 해석은 그렇다. 오히려 천재가 아니어야 더 맞지 않을까 싶다. 만약에 마리가 천재 캐릭터라면 우리는 이 극에서 이입하기 쉬운 캐릭터를 하나 잃게 된다. 극의 메시지도 어느 정도는 반감될 수 있고 말이다. 무엇보다도 마리가 상대하는 캐릭터가 도대체 누구인지를 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그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천재 이미지의 레퍼런스 중 하나... 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다. 그런데 그 앞에서 당당하게 할 말 다 하고 충고까지 하는 캐릭터가 마찬가지로 천재라면 우리는 무슨 수로 이 극에 이입을 할 수 있겠는가? ‘나의 옷넘버 하나 가지고? 내가 천재 캐릭터를 좋아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이건 다른 문제다. 그래서 나는 마리가 천재는 아닌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베토벤의 음악이라면 뭐든 좋다고 하는 마리도 분명히 그 캐릭터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그렇기 때문에 이 대사가 더 와 닿은 걸지도 모르겠다. 여기까지 말하기도 너무 눈치가 보였지만 아무튼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그렇다고... 나도 마리가 좋은데 이 얘기는 너무 꺼내기가 어렵다...

 

- 하우스 음악이 두 곡이다 - 첫 번째는 비창 소나타 2악장이고 두 번째는 템페스트 소나타 3악장

- 그건 그렇고, <명동로망스> 를 계속 보다가 이 극을 보니 정말 적응이 안 되고 있다. 심지어 겹치는 데가 생각보다 많아서 더 그렇다. 자세한 건 여기서는 말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둘 다 (주종은 다르지만) 술을 제법 마시고 (정확히 무슨 춤인지는 다르지만) 여성 캐릭터가 리드를 하며 춤을 추는 장면이 있다. 대사나 가사에서 서로가 생각 나는 지점도 좀 있었고... 그런데 분위기는 정반대다. 극장 위치도 정반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