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극

<인터뷰>

루나 in Learning 2018. 9. 12. 23:26

* 다른 극에서 본 적 있는 배우님은 뒤에 '*' 표시를 했습니다. 


201882519, 드림 아트 센터 1.

유진 킴: 이건명.

싱클레어 고든: 김경수 (* <라흐마니노프> 니콜라이 달 역). 

조안 시니어: 김수연.

피아노 - 강수영.

 

나는 분명히 커튼 콜 때 기립 박수를 쳤다. 그러나 그건 모두 배우님들께 보내는 박수였다. 정말이지 텍스트 자체는 너무 끔찍했다. 트리거 워닝을 덕지덕지 붙여야 마땅한 작품을 이런 식으로 올리다니 이게 제대로 된 양심이 있는 창작자가 할 짓인가 싶었다. 게다가 결말이 그딴 식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미안하다. 여기서는 스포일러를 안 하기로 했는데 방금 좀 위험했다.

지인 분께 어떤 트리거 요소가 있는지를 미리 듣고 가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래서 극장에 들어가서는 어떤 감정을 안 가지기 위해 최선을 다해 싱클레어 역 배우님의 손 동작에 집중했다. 해당 배우님의 해석으로는 싱클레어가 왼손잡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라흐마니노프> 리뷰 참조 - 내가 보고 온 날에 니콜라이 달 역이었던 바로 그 배우님이다). 앞에서 말했듯 텍스트는 너무 끔찍해 내가 튕겨져 나갈 지경이었지만 배우님들의 연기는 긍정적인 의미로 무시무시했다. 아마 그 날 박수 친 사람들 중에 텍스트가 좋아 박수를 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라흐마니노프> 리뷰 글에 연극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썼다. 이 극은 더하다. 확실히 기억이 나는 넘버라고는 맨 앞에 누가 울새를 죽였니?’ 로 시작하는 자장가하나다. 나머지는 거의 다 대사였다고 해도 자연스러웠을 것 같다. 요컨대 소재로 보나 장르로 보나 굳이 이렇게까지?’ 싶은 극이다. 왜 이 극 이야기를 아무도 내놓고 안 했는지 하나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개인적인 헛소리인데, 그래도 표 값이 아깝다는 말까지는 안 하기로 했다. 두 시간 내내 왼손 위주로 제스처를 취한다거나 왼손으로 글씨를 쓴다거나 담배를 피운다거나 하는 걸 봤다는 점 하나 때문이다. <라흐마니노프> 때 인정을 했어야 했는데 너무 늦었다. 나는 왼손잡이 캐릭터를 싫어하지 못한다...

 

- 다른 배우님의 싱클레어 중에는 그의 (스포일러) 를 정당화하지 않고 그를 동정해서는 안 됨을 강하게 주장하는 해석이 존재한다고도 하는데, 도저히 두 번은 못 보겠어서 포기하기로 했다.